아뿔사~!
한순간의 방심으로 그만 투명 그물에 걸렸습니다.
오랜 유충기를 거치고, 마침내 하늘로 날아 오른 고추잠자리는
이렇게 짧은 생을 마감합니다.
날개를 파닥이며
온 힘을 다해 파닥거렸지만
촘촘히 짜여진 그물을 벗어 날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생자필멸
최대로 우아하게 죽어가야지...
양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날던 자세로 죽습니다
지나던 나그네가
혹시 살아 있으면 날려 보낼 요량으로
가만히 건들여 보았으나
이미 미이라가 되어버렸네
그래~
그물에 걸리는 잠자리도 있어야 거미도 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