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수작을 걸었다
그녀는 볼을 약간 붉힌 채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그래도 그녀의 눈빛은 내가 실없는 난봉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는 듯 했다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설치했다 파인다 속의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살짝 웃어주는 듯 하다,가슴이 뛴다 나도 그녀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낸다
(사진가 안승일님의 사진집 고산화원에서)
사진집 고산화원에 쓴 안승일님의 글이 공감이 가서 옮겨 보았다. 그녀의 이름은 "물 옥잠화"다. 전에는 그냥 지나치고 말았던 작은 꽃을 오늘은 가만히 들여다 보니... 아~ 정말 귀엽고 예쁜 꽃이네. 가랑비가 내리는 성내천변에서 이꽃을 만났다
마치 난꽃처럼 청량한 느낌이 든다, 비에 씻긴 옅은 보라색 꽃잎에 노랑꽃술, 하트형의 녹색 잎이 참 마음을 끌어 당긴다
정원의 작은 연못에 심거나, 작은 옹기 그릇에 물과 흙을 담고 한포기 심었으면 참 좋겠다 사랑의 상징 하트잎사귀... 연보라색 꽃이 핀 이꽃을 사모하는 소녀에게 바치면 사랑을 이룰 것만 같다
물속에 반영까지 참 좋은데...수초가 많고 빛도 적당치 않아 사진은 그저 그렇네...
한 포기만 심어도 번식력이 강해서 이렇게 뻗어 나간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1년생 풀꽃 이라네...그럼 해마다 씨앗이 떨어져서 다시 자라는가?
고개를 갸우뚱..." 나 예뻐요~?" 모델처럼 포즈를 잡아 준다 그래, 예뻐~ 내 첫사랑 소녀가 꼭 너같이 가냘프고 청순하고 예뻤지~!
" 나도 한 장 찍어 주세요~!" 외롭게도 혼자 오똑하니 서서 반긴다 그래 너도 한장 찍어 준다~ 장하다~! 이 비바람 태 풍 다 견디고 이처럼 꽃 피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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