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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장의 사색

냉이꽃

by 에디* 2011. 5. 8.

 

그대 앞에서

                                                 손상근 시집 "풀꽃 향기"에서

 

그대는 푸른 산으로

바로 앞에

너울거리고 있습니다

작은 골마다

물 여울 소리

풀꽃 향기

감추고 있습니다

가녀린 어깨

긴 머리

푸르게 출렁입니다

 

내 마음

따라서

출렁입니다

이대로

가만히 서있고 싶습니다

 

하얗게 무리지어 핀 냉이꽃을 가만히 들여다 보신 적 있는지요?

아예 꽃으로 보아주지도 않는 사람들도 있을테구요

냉이국은 맛있게 먹을지라도 그 냉이가 꽃을 피운다는 걸 알지 못하지요

이른 봄부터 냉이를 그렇게 캐어 냈는데도 굳세게 살아 남아 꽃을 피웠다구요?

그렇지요, 그래서 이렇게 많이 꽃 피우고 자손을 온누리에 퍼트려야만 겨우 살아 남지요

 

올림픽 공원 보리밭 둑에 무성하게 핀 냉이꽃들도 제 할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네요

들에 피었다 스러지는 풀꽃이라도,

유전자를 후손에게 전하기 위해 태어나고 죽는 것이야 우주의 섭리와 뭐 다르겠어요

아주 아름답다고야 할 수는 없겠지만,

낮은 자세로 눈 높이를 꽃과 맞추어 가만히 바라보면,그래도 보이는 게 조금은 있습니다

어머니, 누이,...그리운 사람들...볼 수 없는 사람들도 보이고,

잊었던 고향의 보리밭, 노랑 장다리밭,배추 흰나비,...이런 게 보이기도... 

 

<사진 : 2011.4.28.올림픽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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