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초(亡草)... 이렇게 이름이 흉한 풀은 흔치 않습니다, "망할 풀" 이란 뜻이니 말이지요.
들판, 빈터 그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잡초로 망초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인 귀화식물입니다. 을사조약이 맺어진 후 전에 볼 수 없었던 이상한 풀이 전국에 퍼지자 나라가 망할 때 돋아난 풀이라 하여 망초, 혹은 망국초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어떤 글에서 보면 경부선 철도를 놓을 때 침목에 씨앗이 묻어서 들어왔다고도 하는데, 워낙 번식력이 좋아 삽시간에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밭에 자라면 농사가 망한다 해서 망초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망초는 농부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풀입니다.
뿌리를 뽑지 않으면 아무리 잘라내고 밟혀도 끝없이 살아나니 그 생명력도 놀랍습니다.
아무도 꽃으로 보아주지 않는 잡초지만, 이렇게 꽃으로 사진 찍어놓고 보니 하얀 꽃잎에 노란 꽃술이 청초하기까지 합니다
망초는 엄연히 국화과 식물로, 그래 그런지 아주 귀엽고 예쁩니다, 무수히 많은 하얀 꽃잎에 노란 꽃술이 계란 후라이를 닮았다 해서 계란후라이꽃으로 부르기도 한다네요
망초와 개망초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개망초는 유월경부터 피기 시작하지만 망초는 개망초보다 거의 한 달에서 한 달 보름 정도 더 늦게 꽃을 피웁니다. 자잘한 흰 꽃들이 무수히 뻗은 가지에서 피어나는데 그래서 망초를 '잔꽃풀'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망초는 개망초에 비해 꽃의 크기가 더 작고 개망초보다 키가 더 큰 편이고 잘 자란 포기는 우람하기까지 합니다.
꽃이름 중에 '개' 자가 붙은 꽃들이 많습니다.
살구와 개살구, 지치와 개지치, 두릅과 개두릅, 양귀비와 개양귀비처럼 두 가지 이상의 식물을 비교하여 부실하고 못하다는 뜻으로 '개' 자가 붙기도하고 또는 가짜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데 망초와 개망초는 그렇지 않습니다.
망초에 비해 개망초꽃이 훨씬 더 크고 예쁩니다.개망초 역시 망초보다 조금 뒤에 들어오긴 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귀화식물이고 나라를 망하게 한 꽃이 예쁘면 얼마나 예쁘겠냐는 선조들의 분노에서 '개' 자를 붙여 망국의 분노를 표출하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