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김종철
꽃이 지고 있습니다
한 스므 해쯤 꽃 진 자리에
그냥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일 마음 같진 않지만
깨달음 없이 산다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알게 되었습니다
한순간 깨침에 꽃 피었다
가진 것 다 잃어버린
저기 저,발가숭이 봄!
쯧쯧
혀끝에서 먼저 낙화합니다
시인은 깨달음 없이 산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한다, 웬 뜬금없는 말씀? 깨달음을 얻는다는게 삶의 목표라며 많은 사람들이 고행도 마다하지 않는데...시인은 꽃이 핀 자리에 또 꽃이 진 자리에서 매 순간 무엇이 깨치고 얻으려고 발버둥치는 삶의 그늘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다
삶이란 일희일비 할 일도 아니고 깨침의 꽃이 피었다고 혀끝에서 말하는 순간 오히려 발가숭이가 되어 떨어지고 마는 것이라고,어쩌면 그냥 놔두는 것이 ,한 스무해쯤 꽃 진 자리에 아무일 없는 듯이 그냥 사는 것이 진정한 깨침이 아니냐고 되묻는다, 봄날은 이렇게 간다 <곽효환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