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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창밖에는 가을...

by 에디* 2013. 11. 7.

 

상수리나무 그 잎새                                          박남준

 

들어보아

나 그때 그 늙은 상수리나무의 노래를 들었지

바람이 불 때마다 마른 잎새 흔들어

누구인가 끊임없이 부르고 있다는 걸

그 노래는 마치 언제인가 그의 곁을 떠나가던

소년의 발자국 소리 언 눈길을 밟고 오던

수우수우 사각사각

아름다운 것은 때로 슬픔이 되어서

그 많던 잎새들 어느덧 보이지 않네

 

늙은 상수리나무는 그에게 남은 마지막 일이라는 듯

지나간 유년의 산너머로 굽은 가지를 들어

마른 잎새 이제 한 잎 옛길의 적막속에 풀어 보낸다

그때 몸 안에서 일어나는 아지랑이 아지랑이

전율처럼 수만 송이 피어나는 햇살의 새순들

순간 숲의 저편이었던 세상이 초록에 감겨 눈부시다

 

<2013.11.3. 올림픽공원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에서>

 

 

<2013.10.28. 올림픽공원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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