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잊고자
한용운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자 하여요
잊고자 할수록 생각하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도 말고 생각도 말아 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 두어 볼까요그러나 그리도 아니 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자 하는 생각이 더욱 괴롭습니다
꽃만 보기 좀 뭐해서 누구나 좋아하는 사랑시인 한용운님의 시를 한 수 꺼내 읽습니다
역설과 반어의 명수인 만해님의 시를 읽으며 나는 그분의 시를 애국시로 이해하고 싶지 않고 순수한 사랑시로 읽습니다.
잊고자 한다는 것은 반대로 영원히 사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의 역설이고, 말아 볼까요, 내버려 두어 볼까요...하고 시치미를 뗀다 한들 전혀 그러고 싶지 않음을 눈치채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하니 이보다 더 간절한 사랑의 시가 어디 있을까
누구나 화분 몇 개쯤은 가지고 있겠지요?햇살이 잘드는 창가나 거실에서 이렇게 들여다 보는 것도 재미 있습니다, ㅎㅎ... 검은 배경은요,제가 가끔 쓰는 방법인데, 멀치감치 검은 겨울 코트를 하나 걸어 놓고, 그 방향으로 찍으면 그만이죠저는 실은 이런 검은 배경을 싫어합니다,베란다 배경이 지저분해서 부득이 쓰는 것이지요<2011.3.22.>
심심한 날 양지쪽 거실에서 사랑초 화분 하나를 탁자에 올려놓고, 요리조리 살펴보며 사진을 찍습니다
사랑초 꽃이 이렇게 많이도 피었는데, 우리집에는 사랑이 가득한지 어쩐지 ...휑 하기만 합니다
사랑초 붉은 잎과 아주 연한 분홍꽃이 잘 조화되기에 올해 벌써 두번째로 사진을 찍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