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ㅎㅎ... 슬그머니 미소를 짓게 만드는 소박한 이름,
그런 이름을 얻게 된 데는 필시,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말라 비틀어지고 찌그러진 바가지같이 생긴 열매에서 연유했을 것이다, 여름에는 푸르다가 겨울만 되면 나무가지가 새빨갛게 변하는 말채나무 가지 끝에 박주가리 두 알이 매달려서 삶의 마지막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막 삐져 나오는 새하얀 날개를 단 씨앗들.... 멀리멀리 날려 보내야지...
그래서 온 세상을 박주가리가 점령하는 날까지... 날아가 자손을 번성하거라
겨울이면 빨갛게 변하는 말채나무 숲을 향해 찍어주니 한결 화사하구나...
가난한 시인이 잠 못 이루는 외로운 밤...쐬주 안주가 될 북어를 닮기도...
긴 여름동안 배에 품어 키운 아가들을 다 날려 보내고 난, 빈 박주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