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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봄길

by 에디* 2013. 4. 6.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 소리를 들으며 버드나무 한 그루가 봄 길가에 서 있다

내 어린 시절, 동네 공동 우물가에 서 있던... 가지가 몹씨도 꼬불꼬불한  포프라 나무다

그 흔했던 나무가 요즘은 어찌된 영문인지 보기 힘들어졌고, 이 나무 뿐만이 아니라 키 큰 미루나무도 보기 어려워졌다

봄 향기 따라 나선 길에서 마주친 꼬불꼬불 포프라나무 한그루...어찌 이리 정겨운가!

때마친 기우는 저녁 해가 잠시 이 나무 뒤에서 쉬었다가 간다

 

강변 벌판에 외따로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왜  마음을 이리 끌어 당기나

여름에는 얼마나 잎이 무성한지...?

가을날에는 잎이 얼마나 노랗게 단풍 드는지?

겨울 차가운 강바람에는 무사히 잘 견디는지...?

계절마다 이 강변에  너를 보러 오리

 

<사진 포프라나무 2013.4.4. 두물머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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