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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내가 죽거든

by 에디* 2013. 12. 6.

내가 죽거든                                    로세티

 

내가 죽거든 님이여,

나를 위해 슬픈 노랠랑 부르지 마세요

내 머리 밑엔 장미도

그늘진 싸이프러스 나무도 심지 마세요

비에 젖고 이슬 맺힌

푸른 풀로만 나를 덮어 주세요

그리하여 그대의 뜻대로 기억하시고

그대의 뜻대로 잊어주세요

 

나는 나무의 그림자도 못 보겠지요

나는 빗방울도 못 느끼겠지요

괴로운 듯 울어대는 밤 꾀꼬리의 노래도

이제는 듣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뜨지도 지지도 않는

황혼 속에서 꿈꾸며

나는 그대를 생각할 거예요

아니,어쩌면 잊을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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