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의 전설
아득한 옛날 인도에 한 행복한 왕자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정원을 거닐다 이상한 새가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왕자는 시종들에게 그 새를 잡아오게 했다.잡혀 온 새의 발목에는 금실이 매어져 있었고, 몸에서는 이상한 향내가 났다.왕자는 이 새를 금으로 된 새장에 넣었다.그리고 침실 곁에 매달아 놓고 매일 바라보는 것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삼았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이 새는 통 노래를 하지 않았다.그런던 어느 날 왕자가 꿈을 꾸었는데 먼 나라 공주가 시종들과 함께 자기의 꽃밭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것이었다.왕자가 물었다.무엇을 찾고 있느냐고, 그랬더니 공주가 말하기를 자기는 남쪽 아라후라 라는 나라의 공주인데,자기의 새가 발목에 금실을 끊고 달아나서 찾는 중이라고 했다.왕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새가 바로 그녀의 것임을 알자 그만 가슴이 뜨끔했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그 새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그러자 공주는 그새의 이름은 자기 이름과 같아서 말할 수 가 없다고 했다.
자기네 나라에서는 공주의 이름을 알아내는 사람이 국왕이 되는 동시에 공주의 남편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런데 그 이름은 새만이 알고 있으며, 새가 부르는 노래가 곧 공주의 이름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새는 한 가지 꽃만을 좋아하고,그 꽃이 자기의 이름과 같은데 그 꽃이 여기에 없으니 그 새도 여기에 없는 것이 틀림 없다고 하며 그 곳을 떠나 버리고 말았다.꿈에서 깬 왕자는 비로소 새의 비밀을 알게 되어서 여간 기쁘지 않았다.
이제 공주의 뜰에 핀 그 꽃만 따오면 되었다.그래서 힘센 용사를 뽑아 공주의 나라로 보냈지만, 한 사람도 돌아 오지 않았다.
결국 왕자 자신이 그 꽃을 찾아 아라후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다.공주가 사는 곳은 하늘까지 닿는 성이 세 겹으로 둘러 있고,파수병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었다.하지만 슬기로운 왕자는 무사히 성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꽃밭을 지키는 용사들은 모두 자기의 부하들이었다.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이나라에는 이상한 약이 있어 한번 먹으면 그 전의 일을 모두 잊어 버리게 되어 있었다.
왕자는 밤을 틈타서 드디어 꽃을 따오는 데 성공했다. 꽃을 가지고 돌아온 왕자는 새장 앞에 그 꽃을 놓았다.그 때서야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던 새가 비로소 아름다운 목소리로 “ 파파베라 파파베라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해서 이 새의 이름도 ,꽃의 이름도 그리고 공주의 이름도 모두 “파파베라”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 후 왕자는 공주를 왕비로 맞아들여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파파베라 는 아편꽃의 라틴어 이름이다 <2014.6.4.올림픽 공원>
양귀비는 인도의 국화란다,그러나 원산지는 인도가 아니라 유럽 동부이다.
유럽에서는 일찍이 석기 시대에 재배되었다는 사실이 스위스 지방의 호서 민족(湖棲民族 )의 유적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리스 시대에는 열매에서 나온 유액(乳液 )을 어린이에게 먹여서 잠을 재우는데 사용하였으며 아편이 제조된 것은 기원전 300년경 소아시아 사람들에 의해서였다고 한다.
이 꽃이 중국에 전해진 것은 7세기경 당나라 때 아라비아 사람들에 의해서인데,그것이 우리 나라에 들어온 연대는 확실하지 않다.
최초로 문헌에 나타난 것은 15세기, 그러니까 적어도 그보다 전인 신라 말이나 고려 때가 아닌가 한다.
꽃이 지고 나서 2,3일 뒤에 대나무칼로 열매의 껍질에 상처를 내면 젖 같은 즙이 나오는데 이것을 섭씨 60도에서 건조시키면 아편이 된다.
식물학자 린네에 의하면 솔방울만한 양귀비 열매 속에는 3만2천여개의 씨앗이 들어 있다고 한다.그 씨가 얼마나 작은지를 알고도 남을 일이다.이처럼 많은 씨앗 때문에 예로부터 양귀비는 다산(多産 ) 의 상징으로 알려져 왔다.
석류가 많은 씨 때문에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되어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하겠다.크기는 작지만 생명력만은 어떤 씨앗에도 뒤지지 않는 것이 양귀비꽃이다.24년이 지난 씨앗도 발아했다고 한다. 3,000년이 지난 연꽃의 씨가 발아한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크기에 비해서 명줄이 되게 질긴 셈이라 하겠다.
양귀비는 꽃을 감상하는 것만이 아니다.어린 잎사귀를 먹고 열매에서는 진정제를 그리고 씨는 빵이나 과자에 사용하거나 기름을 짜기도 한다. 꽃에서부터 잎사귀에 이르기까지 버릴것이 없는 것이 양귀비이다.
사람들이 아편에 중독되어 패가 망신을 하는 것은 이 꽃의 탓이 아니다.동네 총각이 병이 났다고 이웃집 처녀의 죄랄 수는 없는 것처럼... 양귀비는 국가에서 엄격하게 재배를 금지하고 있으며 마약성분이 없는 꽃양귀비(개양귀비)는 널리 재배되고 있다
그러니까 여기 이 예쁜 양귀비꽃들은 모두 재배가 가능한 꽃양귀비들이다
양귀비란 우리 나라에서만 통하는 이름이란다. 언제부터 양귀비라 부르게 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는데, 왜 양귀비라고 불렀는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추측이 가능할 것 같다.첫째,이 꽃은 중국을 통해 우리 나라에 들어 왔으며, 일년초 가운데서 가장 예쁜 꽃이다. 하지만 하루 밖에 못 사는 하루살이 꽃이기도 하다.중국을 통해 들어온 아름다운 꽃이라는 것과 단명한다는 사실에서 비운의 여인, 양귀비(楊貴妃 ) 를 연상하게 된 것이고,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리라.
둘째,이 꽃의 열매에서 뽑은 아편(阿片 )은 사람을 마취시키는데,그것은 현종(玄宗 ) 을 현혹시킨 양귀비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다시 말해서 양귀비처럼 예쁘지만 그래서 더욱 양귀비 처럼 경계해야 할 꽃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미인 양귀비가 한 나라를 기울게 만든 경국지색(傾國之色 ) 이라면 화초 양귀비는 패가망신(敗家亡身 ) 의 꽃이란 뜻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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