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 남았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숲속을 헤치고 들어갔다
2016.5.7. 오! 넓은 잎 2장을 예쁘게 펼치고 매우 건강하게 꽃대까지 조금 보인다, 말 할 수 없는 반가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와 보는 마음, 들꽃을 사랑하는 이들은 알리라 2016.5.22.아무도 없을 때 가만히 와 보았다,
호...! 그새 꽃대가 10~15cm쯤 쭉 올라왔네,실하게 자란 모습이 올해도 작년처럼 고운 꽃을 보여 주겠다
슬픈 날 ! 얼마나 피었을까? 궁굼함을 참지 못하고 2016.5.31.찾아가 보았다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밑둥이 잘려 누워있었다, 아직 시들지도 못한채 누워있는 꽃을 억지로 세워 놓고 아쉬운 마음에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숲속 빈 터에 일군 마당만한 밭 주변의 풀을 깎는 농부에게 희생되었다, 농부의 눈에는 난초나 망초나 다 잡풀에 지나지 않았을 테니...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눈앞에서 사라진다 해도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두 다 사라질 때까지는 죽은 게 아니라는 말이 있다
산성에 단 한포기 있던 넓은잎제비난초는 그렇게 사라졌지만, 그 꽃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고 추억의 사진으로 남아 있는 한,
아주 죽은 건 아니라고 우겨보고 싶다,
그래서 작년(2015.6.6.)에 찍어 두었던 사진을 한장 꺼내 보았다 비바람에 한 번 쓰러진 흔적이 보이나 다시 일어났구나,
꼿꼿하게 선 도도함, 다시 보아도 아름답다 기억해 주어서 고맙다고 꽃이 환하게 웃는다, 이런 사진을 꽃의 영정사진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