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꽃 그림 고영민
모란꽃 그림이 걸려있는 옛집에 와 눕네
잠은 오는데,잠은 안오고
그만자자
안방에서 들려오던 목소리
그만자자
모란꽃 큰 잠속으로
날 데려가던,
발끝까지 눈꺼풀을 사르르 내려주던
그 낮고 푹신한
이젠 만나 볼을 부빌 수 없는 겹잎의
그 곳, 그 시간
모든 것들의 저녁
그만자자
뱉은 침을 얼굴에 맞고
오늘은 누가 목소리 없는 이 방에
큰 모란꽃의
목소리를 줄 것인가
(백모란 2016.5.1.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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