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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아름다운 성벽길

by 에디* 2010. 8. 6.

 

남한산성

최근 신문에서 ...남한산성에 와서 치욕의 역사를 떠 올리지 말라는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병자호란 당시에 인조 임금이 산성에서 항전하다 끝내 항복을 했으나, 성이 함락 된 적은 없으니, 너무 치욕의 현장이라고 기억하지 말자는 산성을 사랑하는 이의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임금이 직접 군사를 지휘했던 수어장대가 있고, 행궁이 복원 되었 있고, 혹독한 추위에 숯을 구워 묻었었다는 매탄처가 여기저기 있으니 어찌  호란을 상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

혼자서 성벽길을 따라 난 널찍한 길을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북한산성이며 행주산성이며 어느 산성이건 간에... 남한산성 만큼 아름다운 성벽 길을 가진 곳이 있을까요?
<2010.6.19.남한산성>

 

울창한 송림과 함께 구비구비 돌아가는 성벽을 따라 난 길이 널찍합니다  W 자로 휘어진 성의 선이 참 아름답습니다
소나기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라 그런지 산객들도 많지 않고 한가롭게 걷는이의 뒷모습고 곱습니다

 

S 자형으로 성 안쪽에 난 길이 아주 유려합니다, 호랑이가 그려진 옛 조선군기가 나부끼는 저길을 걷고 싶지 않으신지요?

 

성 안쪽에는 대로가, 성 밖으로도 좁은 길이 나 있어서 안팎으로 성을 일주 할 수 있습니다
산성을 일주하는데는 관리소 에서 말하기로는 3시간 ,...제가 슬슬 걸어보니 4시간반에서 5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역사적 유물과 유적지가 많지만, 오늘은 산책로의 아름다움을 집중적으로 담아 봅니다
아기자기하고 호젓하고도 엄숙한 이 길을 산객들은 무심코 바삐 지나쳐 버립니다,
어린이들도 걷기 좋을 만큼 쉬운 이 길을 조금만 천천히 걸으며 느껴 본다면.... 볼 것도 많고 숨은 이야기도 많습니다

 

날씨도 뜨겁지 않은 이런날....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산길을 걷는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수어장대 부근, 오래된 명품 소나무가 떡 버티고 있는 구간은 성벽도 돌출되어 있습니다,
점점 작게...점점 흐리게...멀어져 가는 두사람... Fade Out...

 

잔뜩 흐려서 송림사이로 운무가 서리기를 기대해 보았으나...하늘만 뿌옇게 흐릴 뿐...

 

산성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여러방향으로 나 있으나,등산을 하지 않고, 차로 산성마을까지 와서 산책로를 걸어도 좋습니다

 

성벽 돌틈에도 무수한 생명들이 싹트고 뿌리 내리고 꽃 피우고 있습니다, 유난히 노란 기린초가 한창 개화기인 모양입니다

 

소나기가 지나간 후의 산성은   촉촉하게 젖어 있고...그래서 숲은 더욱 싱그럽습니다

 

 월드컵 시즌이라서...산성에도 붉은 악마들이 많이 눈에 뜨입니다, 16강 진출하기를 기원합니다

 

 나무가지 사이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잠시 훔쳐 봅니다, 녹색과 적색이 어울려 한 송이 꽃으로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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