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하얗게 쌓인 날은 새들도 배가 고프겠다,
마천역에서 남한산성 등산로를 따라 오르던 중 귀여운새를 만났다. 머리에 깃을 세워 한 껏 멋을 낸 이 새를 본 게 처음은 아니었을 터이나, 이 날처럼 자세히 보지 않아서 일 것이다
하얀 눈밭에서 뾰르릉 뾰르릉 날아 오르며 강아지풀 씨앗을 따 먹고 있었다.
호~ 눈밭에서, 얼마나 먹을게 없으면 강아지풀의 씨앗까지 탐을 낼까? <2010.12.28.남한산성>
조류사진을 찍기에 충분한 망원렌즈가 없기에 새 사진은 포기상태인데...어쩌다보니 지난번에 참새를 찍고 또 이 새를 찍게 되었다, 산행 중이라 여행용 18~200mm 줌렌즈를 가지고 있던 터라 되는대로 재빠르게 찍었다, 산새들은 그리 오래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온 산을 눈이 덮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가까이에서 여러번 찍을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참새와 비슷한 크기인 노랑텃멧새는 가면을 쓴 것처럼 눈과 뺨이 검고 머리위에 깃털을 세우고 있고,수컷은 가슴에 검은 반점이 있는게 특징이다
새의 턱을 멱이라고 부른다는데, 이 멱 부분이 노란색이라서 노랑텃멧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반짝이는 눈을 좀 보아야 하는데, 주변부가 검어서 도저히 찍을 수가 없다
뾰르릉~~ 날아 올라 강아지풀 이삭을 물었다가 내려 앉기를 몇차례 하다가...낯선 객이 성가신지 아니면 워낙이 수줍어 하는 성격인지 풀섶 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쌀 한 줌이라도 가져 올 것을...내가 배 부르면 남 배 고푼 것을 짐작 못하는 게 인간상정이지...어쩌랴~!
겨울 설산에 가는 산객들이여...쌀이나 콩 부스러기 한 줌 가져가서 눈밭에 부려 주소
얼떨결에 연발총을 지향사격 하듯, 찍은 사진이라 사진의 질은 정교하지도 않고 볼 품도 없다,그러나 이땅에 같이 사는 산새들이 이리 이쁜 줄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