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치는 산성에서, 뿌옇게 흐려진 풍경을 바라보며 너무나 아름다워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입니다
얼굴은 호랑이에 날개와 뿔이 있는 기묘한 동물이 있는 옛날 군기들만 펄럭이구요
날씨 탓으로 산객들이 보통 때보다 훨씬 적습니다,
눈보라가 휘몰아쳐 올 때는 성벽이며 오래된 송림이며... 홀연히 내 눈 앞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납니다
쌀가루를 뒤집어 쓴 듯 허연 산성의 소나무가 성벽과 잘 어울립니다
성벽위로 두텁게 쌓인 눈이며, 늘어서 있는 군기들을 보며...그옛날 호란을 떠 올리지 않을 수가 없군요
그 때 ,호란이 일어난 게 12월이었고 그렇게 추웠다지요,추위와 배고픔과 청군과 40여일 항쟁하던 군사들의 함성이라도 들리는 듯 합니다
무심한 세월이, 3백년전의 바위 성벽을 통해 전하는 말는 有備無患이라...
구비구비 자연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쌓은 남한산성의 총길이는 약 8km에 달합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성멱위에 쌓은 담을 여장(女墻)이라 부르고, 약 4m 길이로 나누어져 있는 것을 타라고 합니다,
1개의 타에는 3개의 총안(총쏘는 구멍)이 있고,타와 타사이의 공간을 타구라고 부르며 이곳도 다가오는 적에게 활이나 총을 쏘는 방어시설입니다 남한산성은 총 1900여개의 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활처럼 휘어져 구비구비 뻗어간 성의 아름다움은 남한산성에서만 볼수 있는 풍경이 아닐른지요?
호란 당시에 이 산성에 우리 군사는 얼마나 있었을까요?
1만 3천명의 군사와 양곡 1만 4천여석과 소금 90여석이 비축되어 있었는데 약 50일분 이었답니다 결코 적은 군사는 아니었지만, 약 20만명의 청군이 성을 포위하고 있었으니...
눈보라가 지나가고, 산성의 모습이 뚜렸하게 들어납니다...아까의 뿌연 풍경보다는 영 맛이 안나지요?
이이삼삼...혼자 걷는 산객은 어쩐지 드뭅니다, 이런날 아이젠은 필히 착용해야 하지요
눈 덮힌 산성이여...다시 올 때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