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으로 이름난 선운사지만, 가을의 꽃무릇 또한 유명합니다
꽃 무릇을 보러가서 선운사에 들러보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지요, 사찰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꽃무릇은 지칠만큼 많이 보고, 일주문을 들어섭니다
도솔산 (선운산)기슭에 자리잡은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24년(577), 검단선사에 의해 창건되었습니다, 검단스님은 "오묘한 지혜의 경계인 구름[雲]에 머무르면서, 갈고 닦아 선정[禪]의 경지를 얻는다" 하여 절 이름을 '禪雲'이라 지었다고 전합니다 <2011.9.23>
도솔천에 드리운 꽃무릇과 수목들의 반영을 바라보며...다시 한 번 내 마음을 비추어 봅니다오른쪽 천왕문을 지나서 선운사로 들어 갑니다
시원하게 활짝 열어 놓은 만세루 창으로 보물 제 290호인 선운사 대웅보전 편액이 보입니다
너무나 수수하게 칠한 만세루 마루에 걸터 앉은 산객의 마음에도 불심이...
가을빛에 잔잔하게 비치는 대웅보전 앞의 연등이 아름답습니다
대웅보전의 맞배지붕 형식이 특이합니다, 제가 본 대부분의 대웅전은 팔작 지붕형식이었는데, 선운사는 수수한 아름다움이 있네요, 성종때 중수했으나 왜란때 불타고, 광해군때(1613) 다시 지은 것으로 조선 후기의 뛰어난 건축 조형미를 간직한 건축물입니다
백제 때 창건된 선운사가 조선 후기 중흥기에는 89개의 암자와 189개의 요사(寮舍)가 있었을만큼 대 불국토를 이룬 적도 있었습니다만, 지나온 연혁을 보니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창건 이후 통일신라기의 역사는 아예 전하지도 않고, 고려말 공민왕 때 효정스님이 법당을 중건하였으나, 그후 9층석탑만 남고 폐허가 된 절을 조선 성종때 중수하였지만 정유재란 때 소실되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광해군 때 겨우 불당 3칸을 마련한 이후 오랜동안 많은 고승들의 노력으로 중수를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는 연혁을 읽었습니다
대웅보전 앞의 고려 6층석탑과 배롱나무가 잘 어울립니다
불전사물(佛殿四物)을 모신 종각은 새로 지은 듯 단청이 산뜻합니다,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동종(銅鐘)·금고(金鼓)운판(雲板) 목어(木魚)에 대해 선생님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는지요? ㅎㅎ...아마 어린이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문제였을 것입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조성된 木魚를 본 적이 없습니다, 물고기는 잘 때도 항상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수행자는 졸지말고 도를 닦으라는 뜻으로 목어를 만들었다고도 하고, 속을 비게 만들어서 두드리면 소리가 남으로 주방이나 식당등에서 대중을 부르기 위해 두드렸다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