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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벌레먹은 나뭇잎

by 에디* 2011. 11. 30.

벌레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이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요즘 지하철역에서 예쁜 시들이 액자에 넣어져서 걸려 있는 것을 자주 만난다,

"벌레먹은 나뭇잎"이란 이 시도 지하철 오금역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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