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을 찍었다 박남준
자꾸 뒤돌아보는 사람이 있다 그가 강을 건너온 것은 옛날이었다 옛날은 다시 돌이킬 수 없으므로 스스로 늙어 자폐 되었다 언제였던가 꿈결처럼 다가왔던 저편의 강가 그때 비로소 강가에 이르렀을 때 꽃과 나무와 새들의 시간이 과녁처럼 가슴을 뚫고 멀어져 갔으며 낡고 바래어 희미해졌던 전생의 아수라 같은 삶들이 너무나 완강한 흑백으로 뚜렷해지던
누가 등뒤에서 부른다 강에 이르는 길이 저기쯤일 거다
<사진 대심리 201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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