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과 詩 한 편

무서운 추억

by 에디* 2013. 2. 26.

 

무서운 추억                     박남준

 

노란 복수초를 보았다 눈 속에서도 피어나는.처절하다는 생각이 순간 떠오르는 것이지 복이 들어 온다는데 그토록 눈부신 빛이 처절했다니 이면, 그래 눈부신 것 속에는 눈물겨움이 있지 그건 팽팽한 긴장이야 마른 풀잎들 사이 몸을 사린 채 어린 쑥들이 비쭉거렸다

 

쑥국 생각 한동안 그 쑥들 한 움큼 뿌리를 자르다가 이렇게 봄날을 먼저 기웃거리는 것을 이 여린 것을 먹고 살겠다니 잔인하단 생각 삶이 이다지 무서운 일이지 나물국 한 그릇도 마음에 걸리다니 세상이 너무 아득해진다

 

어찌 건널까 어서 길이 끝났으면 천길 벼랑 끝에 내몰렸다거나  막다른 건너갈 수 없는 절벽 앞에 이르렀으면 목을 빼고 주저 앉는다거나 새처럼 수직 하강으로 아니라면 돌아가서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아 지금 꿈이 아닌데 무섭다 왜 나는 이렇게 얽매이느냐

 

 

 

사진 복수초 2011.3.27.광덕산에서>

'사진과 詩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人生 / 서산대사 해탈시  (0) 2013.03.04
흑백사진을 찍었다  (0) 2013.02.26
갈랫길에 서서  (0) 2013.02.20
너에게  (0) 2013.02.14
아름다운 관계  (0) 2013.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