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요한 강변 풍경을 두고 어찌 선문답을 떠 올리는 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선불교의 뿌리라던가? 바람에 움직이는 깃발을 두고,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깃발도 아닌 바로 우리의 마음 이라고 혜능 스님이 일갈했는데,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선문답 풍번문답(風幡問答)이다
혜능(638~713)은 달마에서 시작한 중국 선불교의 법통을 이어받은 여섯번 째 조사, 六祖다.
그는 문맹에 나뭇꾼이었지만 "금강경" 한 자락을 흘려 듣고 단박에 깨우쳐 선불교의 핵심 진리가 담긴 "육조단경"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佛性無南北" 등 혁명적인 평등사상을 설파했으며 참선과 화두를 중시하는 한국 선불교의 법맥도 그에게서 시작 되었다고 한다
풍번문답이 이루어진 현장은 중국 광저우의 광효사다,광효사의 당간지주에는 지금도 깃발이 나부끼는데, 풍번문답의 이미지는 간결하고 선명하다
"움직이는 건 바로 우리들 마음"이라는 간결한 메시지가 시대를 초월하여 울림을 준다
움직이는 건 강변에 부는 바람도 아니요,흔들리는 갈대도,물 오른 버드나무도, 잔 물결도 아니다,그 것은 바로 내 마음인 것이다
일체의 색이 배제된 흑과 백의 고요한 풍경 앞에 마음의 의자 하나를 내어 놓고,
조용히 앉아서 두어시간 보내면, 흔들리는 마음이 고요해 지려나...? 안개가 서린 날 풍경이면 더욱 좋겠다
시절은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하얗게 눈으로 덮혀서 강물인지 논인지 밭인지 구분도 안되던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강물은 풀렸고 물가의 버드나무는 물이 올라 눈에 띄게 연녹색 색채를 띄고 있다
두물머리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손에 손잡고 ... 고백하기 좋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