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벌레를 보며 벌레보다 못 한 인생을 살았다고 나는 말한다 류시화
벌레 한 마리가 풀섶에 몸을 웅크린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죽은 시늉을 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며칠 뒤 가서 보니 벌레는 정말로 죽어 있었다
작은 바람에도
벌레의 몸이 부서지고 있었다
벌레만도 못한 인생을 나는 살았다
죽은 벌레를 보며
벌레만도 못한 인생을 살았다고
나는 말한다
<사진 물의 정원 201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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