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한 번은 올라가 보게 되는 고향의 성당입니다 고향이라고 하지만, 작은 읍은 낯 모르는 사람들로 바뀌어 버렸고, 그 옛날의 건물들이라고는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어린시절부터 서 있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변함없이 맞아주는 건물이 성당이지요
이 브로그를 오래 전부터 보신 분은 음~ 그날이로군, 하고 아실 것입니다 ㅎ할머니부터 어머님이 다니시던 곳이니.
기일에라도 나를 한 번쯤 성당으로 인도하시는 게 아닌지 모릅니다<2015.3.30.>
흔한 타일 한 장 붙이지 않은 수수한 회벽의 색깔과 하늘색이 조화롭다고 늘 생각합니다
요즘 너무 화려한 대교회들이 많은 세상이라서 그런지 백여년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고맙습니다
매우 가파른 게단으로 올라가면 십자가상을 만납니다
이 앞에 서면 누구라도 "나는 죄인이오"하고 참회하게 될 것만 같습니다
경사도가 심하게 가파른 게단으로 올라야만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암시일까?
철근으로 만들어 놓은 안전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올라가기 힘들 정도로 경사가 심합니다,
조악해 보이는 오래된 씨멘트 게단만 보아도 이 시골성당이 가난한 교회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읍내 전경이 보이는 높다란 언덕위에서 내려다 보는 이 상을 작년까지만 해도 성모상인줄로 알았습니다
작년에도 성당사진을 올렸더니 어떤분이 "성녀 소화테레사"상이라고 바로잡아 주셔서 알게 되었지요
자세히 보니 본당 앞 한 쪽에 성모상은 따로 서 있었으며 가슴에 안고 있는 십자가와 장미꽃이 성모상과는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소화테레사 수녀에 관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24세의 꽃다운 나이에 죽은 프랑스 수녀 소화테레사는 9년반의 수도원 생활을 하였는데, 그녀가 남긴 자서전이 전세계에 "폭풍과 같은 열광"을 불러 일으켰고 감동을 주었습니다 1897년 9월 30일 “나의 하느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의 소명, 마침내 저는 그것을 찾았습니다. 제 소명은 바로 사랑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교회의 품 안에서 제 자리를 찾았습니다. 저의 어머니이신 교회의 심장 안에서 저는 ‘사랑’이 될 것입니다.” 하며 숨을 거두었고... 이렇게 먼나라 성당앞에까지 서 있게 되었네요
제가 해마다 이 성당에 들리는 시간은 대부분 저녁무렵이지요
어떤 때는 제법 노을이 아름답게 테레사상의 후광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그냥 이 앞에 서면 기도하고 싶어지지 않을까요?
"안녕 잘가요~! 내년에 또 오세요!" 하고 인사를 건네는 것 같습니다
이 죄인은 구원 받기 어려울만큼 인생을 허비하고 여기 서 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테레사 수녀상울 둘러싸고 덩굴장미가 아름답게 피어 장식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