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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작약꽃 피우기

by 에디* 2015. 6. 3.

 

작약꽃 피우기                               김삼경

사랑한다 그 말 한 마디 하기 위해
자음들, 모음들 또 많은 경들
달달달 곱씹었다
태중에서부터 되뇌이던 진언
안으로 꽁꽁 다져 마름질하던 주문
산새가 엿들을까
뭇꽃들이 훔쳐갈까
바람이 앗아갈까
두 겹 세 겹 책장 엮듯
굳게 말아 쥔 주먹
한방의 펀치로 무너 뜨리며
수류탄 터지듯
한 마디 펑 던진 화두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며칠 전부터 보아둔 아파트 화단의 작약꽃에 마침내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화려하기 이를 데 없이 고운 꽃을 피웠건만 벌 나비들은 찾아들지 않네요

화려한 모양이나 색깔 가지고는 이제 곤충들을 유혹하기 어려운 시대인가?

며칠 후 다시 보니...花無十日紅일세

고왔던 모습은 자취도 없고  흉한 몰골로 가는 오월을 붙잡고 있 <201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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