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발톱꽃 김승기
무얼 잡으려고
허공을 움켜쥔 채
내려놓을 줄 모르느냐
그렇게 손톱 발톱
치켜세운다고
잡혀지는 허공이더냐
누구보다도 이쁜 미모와
찰진 꿀 지녔으면서도
무엇이 모자라서
베풀 줄 모르느냐
毒을 藥으로 어우르며
살아야
행복한 삶이거늘
발톱 속에 감춘 꿀
벌 나비에게마저도
내어주기 싫었더냐
움켜쥘수록 물살같이
빠져나가는
바람을 보면서도
그래야 된다는 운명이라더냐
가진 것 없어도
함께 베풀며 사는
생명이 많아야
아름다운 세상 되듯이
조금만 마음을 열어다오
네가 이 땅에 뿌리 내린
기쁨이 있듯이
너도 너대로 해야 할 몫이 있어
부러울 것 없는 몸으로
꽃 피우지 않았느냐
<사진 ; 매발톱꽃 2016.5.4.국립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