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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古寺

by 에디* 2016. 6. 13.

 

고사                                             조지훈

 

목어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 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역 만리 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청동상인지 석상인지? 그리고 저 조각상의 실제 주인공이 누구신지?

혹시 이 절에서 수행하셨다는  만공스님이신지 알 수 없지만,

실눈을 뜨고 하늘을 우러르는 저 해맑은 표정이 나는 너무도 좋다

평화로우면서도 유유자적한 저 얼굴만 보아도 예사스님이 아니라는 걸 금방 알겠다 <사진 : 도비산 부석사에서 2016.6.8.>

 

모란이 피고 지는 유월 초여름, 고즈넉한 산사에 저녁노을이 지고 있다.

평화로운 산사의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연상되는 시이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설법하고 나서 우담발화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자

마하가섭만이 염화시중 이심전심 말없이 웃음으로써 부처님의 뜻을 알아차렸다. 

졸고 있는 상좌마저도 부처님은 자비로 용서하신다.

‘서역 만 리 길’은  바로 서방정토다. 

 

마음에 드는 사진에 불교시 한 편을 덧붙여 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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