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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

비오는 날 용암사

by 에디* 2017. 9. 1.

40년 전 당시로는 장수하셨다고 할 84세에 우리 할머니는 무더운 삼복중에 하늘나라로 가셨다,그 날을 회상해 보고, 기리는 일은 우리 대까지 일까?  아니면 다음 대까지는 이어지겠다...제사야 밤에 지내는 거니까   낮에는 할 일이 없어서 여기저기 가 보는데, 그 중 하나가 용암사다

거의 50년 전에 떠난 고향이니 마음 속에 고향일 뿐, 만나야 할 친구도 변변히 없고,한 둘 찾아 볼 수야 있지만, 제사 날 친구 만나 술 한 잔 하는 일은 금해야 할 일이지...<2017.8.14.옥천>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 장령산 중턱에 자라잡은 龍巖寺는 신라 진흥왕 13년(552) 때 의신조사가 세운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다   동서삼층석탑...이 쯤 되면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서로 마주 보며 탑이 되었다는 애틋한 전설 하나가 전해내려 올 법도 하지만, 그런 전설도 없이 어렸을 적에 보았던 그대로 서 있다  세월은 가고, 사람은 늙어도 변치 않는 게 있구나

천불전에서 내려다 본 범종루

 

대웅전 너머로 보이는 동서삼층석탑...대웅전 앞에 서 있지 않은 이유는 고려시대에 성행했던 산천비보(山川碑補)사상에 의해 건립된 것이기 때문이다. 작은 절에도 보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보물 제 1338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용암사동서삼층석탑"이다

 

대웅전 오른 편에 있는 법종루...은은한 종소리가 멀리멀리 산아래로 울려 퍼진다

최근에 주조한 듯 새거다, 이렇게 큰 종을 이 시대에도 만들어야 하는지...?불경스러운 생각이 문득 든다

 

산 중턱이니 절마당을 넓게 하려면 이렇게 거대한 축대를 쌓아야 하겠지만,

볼 때마다 아주 조금 흉물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산중에 이런 공사를 하려면 비용도 무척 많이 들었을 테고...

 

날아갈 듯 날렵한 지붕이 눈길을 끄는 범종루

 

 

내가 본 마애불 중에 "서산마애삼존불" 다음으로 아름다운 "용암사마애여래입상"

 

용암사에 도착했을 때 비가 내렸다  조금 뿌리는 게 아니고 세차게 내렸기에 빈 주차장 차안에서 한 참을 기다렸다

빗줄기가 가늘어지기에 우산을 쓴 채 내려다 본 산 아래 풍경이 평화스럽기만 하다

 

비구름이 뿌옇고 비내리는 이런 날  절을 찾는 방문객이 있을 리 없고, 스님이나 보살님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가 맑은 가을날 새벽이면 일출운해를 보려고 전국 각지의 사진가들이 모여든다는 명소라는데....

 

축대를 쌓아 만든 쉼터...위에서 보니 좋긴 좋다, 조기 앉아서 차한 잔 하면 좋겠네

 

반가운 거미바위솔...작년에는 꽃도 여럿 피었었는데 올해는 없다

산신각 올라가는 길 가에 있던 옥잠난초도 잘있나 살펴 보았으나 보이지 않는다,왜 사라지는 게 이리 많은가?

 

비오는 날 불쑥 찾아온 나그네를 부처님은 반가이 맞았을지는 알 수 없고,

철지난 누린내나무 꽃이 잘가라고, 또 오라고...손 흔들어 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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