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의 사랑 최해춘
하루도 더 하지 않을래요.
백일 동안만
당신을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하루도 덜 하지 않을래요.
백일 동안만
당신을 마주하게 하소서.
붉은 꽃잎 바람에 이울기 전에
토담 밑 양지 쪽에 가만히 앉아
백일 동안만
당신을 지켜 보게 하소서.
겹겹이 포개어진
꽃잎 마다에
그리움의 마음을 채워 왔어요.
키 작은 몸으로
발돋움하며
당신이 보고파 피어 났어요.
하루 더 보고파도 보채지 않을래요.
가슴에 고인 꽃정 시들기 전에
백일 동안만
그리운 당신 앞에 머물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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