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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공원

올팍의 미루나무

by 에디* 2010. 9. 18.

참으로 끔찍하다.

장례도 치르지 못한 사체와도 같이  길게 누어있는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월초에 할퀴고 간  태풍 "곤파스"의 상흔이 이렇게 아푸고 잔혹했나?

 

태풍으로 올림픽 공원에서 넘어지고 부러지고 쓰러진 나무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유독 이 미루나무가 쓰러진 것이 마음 아푸다, 그만큼  올림픽 공원을 찾는 이들이 사랑하는 나무였기 때문이다

키가 큰 미루나무는,우리 어린 시절 고향마을에서 흔히 보던 나무여서 더욱 정다웠었다

그리고 요즈음은 어찌된 일인지 모르나, 자주 눈에 띄이지 않는 나무가 되어 버렸다  

 

수령이 몇년쯤 되었었는지 모르지만 키가 매우 큰 쌍둥이 나무였는데, 키에 비해서 뿌리는 깊고 넓게 퍼지지 않았었나 보다

오래된 나무라서 도저히 일으켜 세워도 살아나기는 어려웠을 터이지만 안타까움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속성수이지만, 올림픽 공원이 생긴지도 20년이 넘었으니 이 나무도 20년은 넘었겠다  

 

"아~ 시원해~!" 09년 8월 구름이 좋던날, 하늘 높히 두 팔을 벌려 바람을 맞았었지....

 

초여름,막 피어난 연록색 잎사귀들을 반짝이며

나무아래 뛰어 노는 아이들을  지긋이 바라다 보았지...

 

한여름... 찾아드는 연인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어

그들의 사랑 이 이루어 지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

 

 벌써 가을이야~! 잎은 어느새 황금색으로 물들었네... 

은행나무 못지 않게 예뻤다네...

 

 눈 내린날 찾아 와 주는이가 제일 반가워~!

처음 발자국을 내며 찾아오는 이에게 행운을 주어야지...

 

 지난 겨울에는 눈도 많이 왔었지...아마,올림픽 공원이 생긴 이후  가장 많이 눈 내린 해일 거야...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도 찾아와 준 친구여 고마워~!
이런 날들도 다 견디어 왔는데, 이제는 쓰러져 누어 만물의 어머니  대지로 돌아가려 하네.

그렇지만 이렇게 기억하는 이들이 있는한 아직 아주 죽었다고 말 할 수는 없지... 

해마다 찾아와 둥지를 틀던 까치도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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