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꽃
꽃이 참 이상도 하지...
옛날 전사의 투구를 쓴 모습으로 피어난 이 꽃을 처음 본 것은 재작년 10월초 도봉산에서였다
산행중 원도봉 계곡에서 우연히 이 꽃 3포기를 만났었는데, 어둑한 골자기 숲속이라 속도도 안나오고,
삼각대는 물론 접사용렌즈도 없어서 허둥지둥 제대로 사진을 담지 못했다
아쉬움에 1년을 기다려 2009년 10월 그날에 다시 그곳에 갔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 자리에 꽃피운 채 나를 맞아 주었고, 올해에도 물론 이번주에 하루 다녀 올 것이다.
그런데, 검단산 계곡에서 또 산행중 갑자기 만나게 될 줄이야...!
지나간 태풍과 호우에 얼마나 시달렸을까?
계곡은 씼겨 내려가고, 무너지고,쓰러진 나무가 누어 있는 물가 비탈에 연보라빛 투구꽃 두줄기가 반쯤 쓰러진 채 피어 있었다,
일으켜 세워 주려해도 싫은 모양이다, 그냥 도로 누워 버렸다
이꽃은 번식력이 약한 모양인지 주위를 아무리 찾아 보아도 더이상은 눈에 뜨이지 않았다
아무도 바라보아 주지 않았을 후미진 골자기에 핀 이 꽃을 오래동안 여러방향에서 바라보고 또 보았다,
잘 찍어 보고 싶은 투구꽃인데....역시 산행중이라 달랑 줌렌즈 하나와 카메라 뿐이다
쪼그려 쏴 자세로 앉아서 숨 멈추고, 방아쇠 1단, 2단... 사격 하듯, 정성을 다해 찍었다
그래도 아쉽다, 다시 장비를 가지고 산에 올라와...?
그것은 못하니...그래서 나는 사진가가 못되고 찍사다 <2010.9.27. 검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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