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망월사 영산전 뒤의 5~6m 높이의 바위 위에 핀 구절초
자라는 곳이 바위 위여서 연약해 보이고,작고, 찌그러져 못 생기고, 균형도 맞지않는 꽃
그런데, 나는 그래서 네가 좋아~
이 나이 쯤 되어보면,세상에 치이고 아푸고 못난 것들이 어쩐지 사랑스럽거든...
그래서 기어히 사다리를 놓고 기어 올라가서 너를 들여다 보았지
낮은 곳 평지의 화사한 국화꽃 하고는 비교가 안돼...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구별 못한다고 나무라지 말자
구절초만도 열다섯가지가 넘는다 하고, 쑥부쟁이 종류도 왜 그리 여러 종류인지...?
다 국화과 식물이니 그냥 예전에 우리가 부르듯이 들국화라 부르면 안되겠니?
ㅎㅎ...절의 사다리까지 갖다놓고, 극성맞게 올라가서 엉거주춤...조심해, 떨어질라!
망월사 종무소 앞에는 불당만한 큰 바위가 하나 있다, 그리고 그 아래는 온 절 식구들과 방문객이 다 목을 축이고도 남을만큼 언제나 맑은 석간수가 철철 넘쳐 솟아난다, 햐~~ 이 높은 산중에 커피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여기 와 보신분들은 다 안다
그리고 커피 한잔에 얼마라는 표시가 없다, 동전 한 닢을 넣든 다섯닢을 넣든 상관 없는 모양이다, ㅎㅎ...
불심이 하나도 없는 우리는 물론 동전 한닢만 넣고 커피 한잔씩 빼어 먹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커피 한 잔을 100원에 마시는 게 그리 좋으냐? 이 불쌍한 중생들아...
그런데 이 거대 바위에 덕지덕지 붙어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식물이 있다
꽃은 5~6월에 피었다 져서 지금 꽃은 없지만 생생하게 푸르른 바위채송화다
이 수직 바위벽에 어찌 뿌리를 내리고 사는지?
가만 보니 바위에 붙은 먼지같은 것에 의지해서 사는 것 같은데, 가믐이 들땐 어찌 견디는지...?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선인장처럼 강하고 강한 풀이네...
올 여름에는 늘 촉촉하게 젖어 있을 수 있도록 비가 내렸었지
그래 그런지 무척 번성하고 있구나
보통 채송화처럼 화사한 꽃을 피우는게 아니라 봄에 노란색 별모양의 단순한 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