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바람꽃을 만나러 3월에 두번째로 이 산에 오른다
3월 8일 갔을 때는 그야말로 보물찾기 하는 것처럼 낙엽속을 뒤지고 헤메여야만 볼 수 있었는데, 오늘은 계곡주변에 지천으로 피어 있다,
그 추웠던 겨울을 견디어 내고 마침내 활짝 피워 올린 하얀 꽃송이들이 너무 고맙다
야생화를 찍을때는 무언가 연상과 이야기를 떠 올리며 담는데, 오늘은 동행이 여럿이고 바뿌게 담느라 생각을 가다듬지 못한다
봄비에 파랗게 자란 이끼가 덮힌 바위틈에 피어난 너도바람꽃 하얀잎이 더욱 청초하구나<2011.3.21>
엄마꽃이 한없는 사랑의 눈길로 아가꽃을 바라보는 것 같다, 아가야, 세상은 험하다, 강해야만 살아남는다.
저 노랑 구슬이 살아 있어야 너도바람꽃 사진이라 하겠다, 벌써 일찍 핀 꽃들은 저 구슬이 없다
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科)의 바람꽃 속(屬)에 속하는 식물을 말하는데 전세계에 약 120종이나 분포되고 있다, 바람꽃屬은 Anemone屬이다 그러니까 바람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네모네의 일종이라 보면 되겠다여름에 볼 수 있는 양귀비를 닮은 아네모네 코로나리아(Anemone coronaria)를 기본종으로 해서 만든 많은 화려한 변종들을 정원에 심거나 상업용으로 재배되고 있다.
한국에는 약 13종의 바람꽃속 식물이 자라는데 이중 꿩의바람꽃(A. raddeana)과 외대바람꽃(A. nikoensis)을 흔히 볼 수 있고,
한라산에는 세바람꽃(A. stolonifera), 설악산에는 바람꽃(A. narcissiflora)·홀아비바람꽃(A. koraiensis)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하~~ 그런데 이를 어쩌랴...너도바람꽃!
미나리아재비과에는 속하지만, 바람꽃속은 아닌 식물에 '바람꽃'이란 이름이 붙은 종류가 많다.
너도바람꽃(Eranthis tellata)·나도바람꽃(Isopyrum raddeanum)·만주바람꽃(Isopyrum mandshuricum)·
매화바람꽃(Callianthemum insigne) 등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너도바람꽃은 경기도 북부에서, 매화바람꽃은
북한의 관모봉에서, 나도바람꽃은 강원도 북부에서, 만주바람꽃은 경기도 북부에서 자라고 있다.
그러니까, 너도바람꽃이 科는 같으나 엄밀히 말해서 바람꽃屬에는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것은 식물 분류학자들의 관심사항이지...나같이 야생화 애호가에게는 그저 너도바람꽃일 뿐이다.
이끼 낀 바위에 기대 서서 목을 길게 빼고, 나를 기다리는 어릴 적 우리 누나같은 하얀꽃,..
고목 그루터기에서 태어난 반짝반짝 의 좋은 별이 삼형제...
이 계곡에는 지금 너도바람꽃이 한창이고, 곧이어 꿩의바람꽃이 핀다
그 뒤를 이어 만주바람꽃이 피는데,알고보니 진짜 바람꽃 속에 속하는 식물은 꿩의바람꽃 뿐이다...
그러나 어떤가! 3가지 바람꽃을 품에 안고 해마다 보여 주는 이 계곡이 있어 고맙고, 한꺼번에 보여 주지 않고 차례차례 보여주며
사이사이 복수초며 노루귀까지 보여주니 어찌 여러번 가지 않으랴~?
작년에 팔당부근 산에서 홀아비 바람꽃 자생지를 보아 두었는데, 그땐 개화기를 막 지난 시점이라 아쉬웠다
올해는 꼭 개화 시기를 잘 맞추어 좋은 꽃을 만나러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