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과 詩 한 편

테입에 대한 단상

by 에디* 2012. 6. 14.

 

테입에 대한 단상                                                 조윤주

 

살아생전 아버지의 목소리가 녹음된

망가진 테입을 휴지통에 넣으면서

제 몸이 바람임을 알았습니다

망가진 줄도 모르고 잡음을 내며

너무 멀리 와버린 인생을 보면서

아버지의 아버지,우리 모두가

바람의 집 한 채임을 알았습니다

바람이 낳은 씨들이 이 지구를 푸르게 하는

새싹인 것을 알았습니다

 

 

 

막막한 저 속으로 노 저어 들어가고 싶은 뿌연 풍경....

무한, 영원...

내 몸이 한낱 바람임을 알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바람의 집 한 채였음도 알았습니다

 

<사진 : 흐린날 남한강에서>

'사진과 詩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소리  (0) 2012.06.19
꽃멀미  (0) 2012.06.15
사막  (0) 2012.06.06
그대, 꽃처럼  (0) 2012.06.05
개양귀비꽃  (0) 2012.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