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박남수
나는 떠난다. 청동(靑銅)의 표면에서
일제히 날아가는 진폭(振幅)의 새가 되어
광막한 하나의 울음이 되어
하나의 소리가 되어.
인종(忍從)은 끝이 났는가.
청동의 벽에
'역사'를 가두어 놓은
칠흑의 감방에서.
나는 바람을 타고
들에서는 푸름이 된다.
꽃에서는 웃음이 되고
천상에서는 악기가 된다.
먹구름이 깔리면
하늘의 꼭지에서 터지는
뇌성(雷聲)이 되어
가루 가루 가루의 음향이 된다
사패산에서 하산하다 들른 회룡사...때마침 저녁 예불 시간인지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주지스님도 여승인데, 타종도 여자스님이 합니다, 몇번을 치는지 모르나 아주 오랫동안 적어 가면서 종을 칩니다
회룡사 범종각이 사찰내에서 유난히 돋보이는데,이 곳에는 법고와 범종,목어, 운판이 있고, 각각 치는 의미가 다릅니다,
법고는 모든 축생(가죽이 있는 짐승)들의 영혼을 위해,목어는 물속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과 게으른 수행자를 경책하기 위해,
운판은 공중을 나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치며, 범종은 종을 쳐 불법의 소리로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 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