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최승자
네가 왔으면 좋겠다
나는 치명적이다
네게 더 이상 팔 게 없다
내 목숨밖에는
목숨밖에 팔 게 없는 세상,
황량한 쇼윈도 같은 창 너머로
비 오고,바람 불고,눈 내리고,
나는 치명적이다
네게,또 세상에게,
더 이상 팔 게 없다.
내 영혼의 집 쇼윈도는
텅텅 비어 있다.
텅텅 비어,
박제된 내 모가지 하나만
죽은 왕의 초상처럼 걸려있다
네가 왔으면 좋겠다.
나는 치명적이라고 한다.
<들꽃마루 2013.2.4.올림픽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