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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너에게

by 에디* 2013. 2. 14.

 

너에게                                   최승자

 

네가 왔으면 좋겠다

나는 치명적이다

네게 더 이상 팔 게 없다

내 목숨밖에는

 

목숨밖에 팔 게 없는 세상,

황량한 쇼윈도 같은 창 너머로

비 오고,바람 불고,눈 내리고,

나는 치명적이다

 

네게,또 세상에게,

더 이상 팔 게 없다.

내 영혼의 집 쇼윈도는

텅텅 비어 있다.

텅텅 비어,

박제된 내 모가지 하나만

죽은 왕의 초상처럼 걸려있다

 

네가 왔으면 좋겠다.

나는 치명적이라고 한다.

 

 

<들꽃마루 2013.2.4.올림픽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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