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전등사에 가시거든 대웅전 추녀 아래 4 나부상을 보고 오세요
전등사 대웅보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귀중한 문화유산이지만, 더욱 유명하게 된 것은 대웅보전 추녀 밑에서 지붕을 떠 받치고 있는 4 裸婦像 때문입니다 부처님을 모신 신성한 법당에 웬 나부상이냐고 생각하실 테지요
어떤사람들은 그것이 裸婦가 아니고 원숭이라고도 합니다. 원숭이는 사자와 용과 같이 불교를 수호하는 동물로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나라 등의 사찰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부상에 관한 유력한 전설이 전해져 오기 때문에 대체로 裸婦像이라는 의견이 더 많다고 합니다
>
전등사 대웅보전의 현판 글씨가 힘차고 유려한 필체로 돋보입니다
전등사기 창건 된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 11년(381)인데, 여러번 소실 된 것을 광해군13년(1621)에 다시 지었고 나부상도 그 때 조성 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웅보전의 네 모서리의 추녀 아래는 위와 같은 나부상이 지붕을 떠 받들고 있습니다전해오는 이야기로는, 당대의 손꼽히는 도편수가 전등사 대웅전 건축하고 있었는데 멀리 고향을 떠나온 도편수는 공사도중 사하촌이란 곳의 주막에 자주 들렸답니다
예쁜 주모와 사랑에 빠진 도편수는 버는 돈을 모두 주모에게 갖다 맡기고 불사가 끝나면 혼인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네요,
도편수는 주모와 함께 살 날을 기다리며 불사에 힘썼고, 마침내 대웅전 건축이 마무리 될 무렵 주막에 갔더니 그 여인은 자취를 감추었더랍니다,"며칠 전에 야반도주를 했소. 찾을 생각은 아예 하지 마슈" 이웃집 여인이 말했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조금 불만입니다
제가 아주 오래전에 이 전설을 처음 들었을 때는 고향에 두고온 사랑하는 아내가 고무신 꺼꾸로 신고 배신 때리는 이야기였었는데...어째서 요즘은 모두 주막여인과의 풋사랑인지 모르겠군요 ㅎ
하여튼지간에 도편수는 사랑의 배신을 맛 본 쓰라린 가슴을 안고 대웅전 건축 마무리 현장으로 돌아왔으며 문제의 4 나부상을 조상해서 추녀밑의 지붕을 떠 받치고 있게 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4 나부들의 모습은 조금씩 다른데, 옷을 걸치기도 했고 둘은 양손으로 받들고 있고 하나는 오른손, 하나는 왼손으로 지붕을 받치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랑의 배신을 맛 본 도편수는 무슨 마음으로 나부상을 조상하여 올려 놓았을까요? 사랑을 배신하고 욕심에 눈 먼 여인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영원토록 대웅전 지붕을 떠 받들고 있으라... 하는 징계의 뜻도 있겠고, 하지만 사랑과 미움의 차이는 종이 앞 뒷면과 같다 했던가요? 미운 사람이지만 법당을 떠 받들며 참회하여 부처님의 자비를 본받으라는 사랑의 마음을 담았을까요?
오늘도 나부상들은 벌을 받고 있고, 한편으로는 참회의 길을 걷고 있고...
이를 바라보는 나그네도 다시 한 번 자신의 모습을 마음의 거울에 비추어 봅니다 <2013.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