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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사진

2013. 동강 할미꽃 <영월>

by 에디* 2013. 4. 10.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물결마져 생략된 강물을 배경으로 오직 한 송이 할미꽃과 울퉁불퉁한  바위에 시선이 멈춥니다

 벼르고 벼르다가 이제사 찾아간  문산리 동강변에는 기다리다  시든 할미꽃들만이 지각 방문객을 말없이 맞아 줍니다

우리 외에는  사진 찍는 사람을 볼 수도 없습니다, 여기는 늦어도 3월 말 까지는 와야 될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시든 꽃 중에서  조금 나은 것들을 골라 담았으니 작년 사진 보다 영 못합니다  <2013.4.8. 영월읍 문산리>

 

하늘을 향해 무언가 호소라도 하는 듯...."제발 가만 두소서!"

 

얼마나 외로운가? 동강 할미꽃,   흙도 마다 하고 절벽 바위틈에서 빗물을  마시며 사는 꽃...

 

인고의 세월끝에 더욱 붉게 피었어요, 동강이 좋아서 사철 강물을 바라보며 사는 동강 할미꽃

 

동강 푸른 물에 해마다 붉은 꽃잎 편지를 띄워 보내지만, 소식 없는 님을 오늘도 기다려요

 

만약에 만약에...동강이 없었다면, 나는 그냥  단지 할미꽃일 뿐이겠지요

 

동강 할미꽃 보존회 에서는 묘목을 분양 판매하고 있고, 화원에까지 공급되고 있습니다

올림픽 공원 야생화 학습장에도 몇 해전에 심겨졌었지요, 첫 해엔, 아주 여러 포기의 꽃이 피더니 다음해에는 두어 송이 겨우 꽃이 보였고... 삼년 째에는 아주 없어져 버렸습니다,  동강을 떠나온 할미꽃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었던지, 아니면 무엇이던지 자기 집 눈앞에 있고 소유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이 가져갔던지  둘 중 하나가 아니겠어요?

 

동강 할미꽃을 보고 촬영하는 일은 다소 위험합니다, 혹시나 미끄러지거나 실족하는 날에는  동강 절벽 깊은 물로 떨어져서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안전을 위한 펜스를 설치하는 게 좋겠는데... 그것도 환경을 해치는 보기 싫은 구조물이 될 터이니 안될 터이고... 전국의 사진가들이 모여드는 봄철에는 안전요원이라도 배치하는 게 좋을 듯...

 

자세를 낮추어 먼산을 배경으로 바라 봅니다...봄 산은 옅은 보라빛 산

 

바위 틈에서도 참 풍성하게 꽃을 피웠네요...성공했네, 많은 자손을 퍼트려 동강변을 할미꽃 나라로 만들기를...

 

보통 할미꽃처럼 목이 길고 고개를 숙인 꽃도 있습니다, 어린시절 할머니 무덤가에 피던 바로 그 꽃

 

동강 푸른 물과 할미꽃...너무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

 

빈약한 줄기에 비해 길쭉하고 큰 꽃...바람 불고 척박한  바위 절벽이니 잎 줄기만 무성하면 무엇하나  꽃이나 튼실하게 피어야지

 

살짝 고개를 든 꽃의 속을 들여다 봅니다, 노란 꽃술이 가득한 꽃잎 안의 세계... "벌과 나비님 어서 오세요 !"

 

내년에도 동강 할미꽃을 보러 올수 있기를... 사실 서울에서 너무 멀기도 하고, 무엇보다 건강해야 하고...

 

무성한 이끼류들에게 포위 당한 채 외롭게 홀로 꽃을 피웠네, 마치 새로태어난 아가처럼 귀엽네

 

그나마 가장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는 연보라색 한 포기...꽃이 제게 왜 늦게왔느냐고 나무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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