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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공원

올팍크의 작약

by 에디* 2013. 6. 2.

시인의 사랑                           진은영

 

만일 네가 나의 애인이라면

너는 참 좋을 텐데

네가 나의 애인이라면

너를 위해 시를 써줄 텐데

너는 집에 도착할 텐데

그리하여 네가 발을 씻고

머리와 발가락으로 차가운 두 벽에 닿은 채 잠이 든다면

젖은 담요를 뒤집어쓰고 잠이 든다면

너의 꿈속으로 사랑에 불타는 중인 드넓은 성채를 보낼 텐데

오월의 사과나무꽃 핀 숲,그 가지들의 겨드랑이를 흔드는 연한 바람을

초코릿과 박하의 부드러운 망치와 우체통 기차와

처음 본 시골길을 줄 텐데

갓 뜯은 술병과 팔랄거리는 흰 날개와

몸의 영원한 피크닉을

그 모든 순간을,모든 사물이 담긴 한 줄의 시를 써줄 텐데

(중략)

 

올림픽 공원 장미광장의 장미가 피었나 보라 갔다가 작약꽃만 실컷 보고 돌아왔다

꽃은 비슷하지만 나무(목본)에 피는 것은 목단(모란)꽃이고 이와같이 초본(풀)에 피는 꽃이 바로 작약이다,

장미에 버금 갈 만큼 화려한 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시든 꽃이 전혀 없을 만큼 전성기인 듯 하다 (2013.5.25.올림픽 공원)

 

 

 

 

 

 

 

 

 

이 날은 무척 더운날이었다

무거운 카메라 배낭을 메고 삼각대까지 들고 오후 내내 혼자 걸었더니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

ㅎㅎ...요즘은 가끔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  자동타이머로 내 얼굴을 찍어 본다,

오늘이 내 인생의 남은 날 중에 그래도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하지 않는가? 

바로 오늘, 가장 젊은 순간의 내 모습, 그대는 행복한가? 불행하다고까지 생각하지 않지만 안스러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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