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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할미꽃

by 에디* 2013. 7. 18.

 

할미꽃                                           이해인

 

손자손녀

너무 많이 사랑하다

허리가 많이 굽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 무덤가에

봄마다

한 송이 할미꽃 피어

온종일 연도(煉禱)를

바치고 있네

 

하늘 한번 보지 않고

자주빛 옷고름으로

눈물 닦으며

 

지울 수 없는 슬픔을

땅 깊이 묻으며

 

생전의 우리 할머니처럼

오래오래

혼자서 기도하고 싶어

혼자서 피었다

혼자서 사라지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너무 많이 외로운

한숨같은 할미꽃

 

 

 

 

 

 

 

 

 

 

 

 

 

<사진 호호백발 할미 201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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