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피었다가 스러지는 망태버섯을 관찰하려면 부지런을 떨어야 합니다,
우리동네 지하철 첫차는 5시35분이어서 서둘러야만 목적지 수락산에 7시경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모두들 바뿌게 출근하는 평일 새벽차에 등산차림으로 타는게 조금 쑥스러웠지요
7시경 동행도 없이 혼자서 생수 한병 배낭에 넣고 산길을 접어드는데...
수락산 등산로는 벌써 오르내리는 산책객들이 아주 많습니다
"새벽은 새벽에 눈뜬 자만이 볼 수 있다"라는 제목의 시집이 언제나 내 눈앞 책꽂이에 꽂혀 있건만,
오~ 새벽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의 하루는 더 길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부지런하지 못한 내 기준에서만 새벽이지...
세상은 벌써 눈 뜨고 일어나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노랑망태 아가씨가 태어나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보기는 처음입니다
7시경에 피어 있던 노랑 망태 버섯은 9시 쯤 되고 햇살이 드니 축 늘어지고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그물망이 찠겨지고 스러져 갔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리고 운 좋게도...
스러져 가는 버섯 부근에 동그란 알 2개를 발견했습니다
생수를 조금 뿌려 주었더니, 거기서 부터 2시간 반에 걸쳐 노랑망태 버섯의
탄생쑈를 펼쳐 보여 주는게 아니겠어요? ㅎ
위 사진의 첫 장면은 오전 8시 19분인데 마지막 노랑 레이스 망사가 다 펼쳐진 사진은
오전 10시 24분입니다,
달려드는 산모기에 시달리며 찍은 사진중에 골라 본 사진들입니다 <2013.8.7.수락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