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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선운사 상사화

by 에디* 2013. 8. 10.

선운사 상사화                                   정호승

 

선운사 동백꽃은 너무 바빠

보러가지 못하고

선운사 상사화는 보러 갔더니

사랑했던 그 여자가 앞질러가네

그 여자 한 번씩 뒤돌아볼 때마다

상사화가 따라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나도 얼른 돌아서서

나를 숨겼네

아, 어느새 상사화가 피다니요,

상사화가 피고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오면 해가 저물날도 가까워 오는데...

세월아, 좀 천천히 가 줄 수는 없겠니?

 

길을 가다가  어느 한옥집 마당 앞에 핀 상사화 한 무더기를 보고 발길을 멈춥니다

마당이래야 담도 없이 행길과 붙어 있는데,

鼎徘食堂 이라고 간판까지 걸려있습니다, 밥도 사먹지 않고

허락도 없이 상사화를 훔쳐 본 죄를 착한 주인님이 용서해 주시겠지요? <201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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