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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물봉선 피는 계곡으로 가요

by 에디* 2013. 9. 10.

 

물봉선화               시. 향원

모든 것 다 버리고
깊고 깊은 절간
뒤꼍 보살이 된지 오래네요

속없는 언챙이라
숨어 산다 비웃어도 좋고
요정의 고깔모자  훔쳤다
모함해도 좋아요

평생 그늘에 가려
고개 들지 못한
제 모습 들여다 보시고도
그런 말 나올까요

딱 한 발짝만 다가와
가만가만 들여다 보세요
당신의 어릴 적 모습
거기 노랗게 소리 내
웃고 있지 않나요

우리 서로
아문 상처
건들지 말자고요

살면서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나
말 못 할 사연은 있는 법

기쁘게 해주는 일 아니거든
더 이상 묻지 마세요

가끔 벌이 찾아와
충고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네요.

 

 

 

 

 

 

 

 

<사진 물봉선화 2013.9.7.남한산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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