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 마로면 원정리...녹색의 카페트를 깔아놓은 듯 가지런한 논 가운데 수령 500년의 느티나무가 서 있습니다
오래된 마을 어귀에는 보통 이런 큰 느티나무 한그루가 있어 쉽터를 제공하는데, 여기는 논 가운데 서 있고 벤치까지 놓여 있네요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녘이면 느티나무도 단풍이 들어 아주 볼만하고, 사진가들이 멀리서 찾아오는 곳이랍니다
소멸되어가는 태풍의 마지막 몸부림이자 심술인 듯...음산한 구름이 하늘을 뒤덮더니,
마침내 굵은 빗방울을 한동안 쏟아 부었지요, 비를 맞아도 즐거운 여름날이었습니다 <2014.8.2.충북 보은>
느티나무 그늘에 짐 내리고 서하영
한번쯤은
내려놓고도 싶었다
가끔은
나를 잊고도 싶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던 길
푸른 오솔길도 걸어보고
잠시 시냇가에 쉬어 가고도 싶었는데
무슨 이유로
힘들다 하면서도
벗어버리지 못하고
앞만 바라보고 바삐 살아왔던가?
나도 모르게
어느 사이 다가온 인생 중반
무엇을 위하여
나 살아 왔던가
푸른 칠월의 느티나무
어머니 품속같은 그 그늘에
오늘은 무거운 짐 다 내려놓고
조용히 쉬어가고 싶다
시 감상 : 꽃은 땅과 씨앗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꽃이 피었다하여 내 옆에서 평생 아름다운 꽃으로 존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 정말 소중한 것은 몸 옆에 두지 말고 자기 마음 옆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마음 둔 사람이 당연히 평생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말자. 뭐든지 꾸준한 노력과 관심 없이는 오래 가지 못하니까. (해설 : 성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