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싯대꽃 박남준
꽃이 있어 연보랏빛
작은 종 같은 초롱 같은 꽃등
그렁그렁 달고
눈물처럼 달고
오지 않는 기약없는
그 긴 기다림에
아예 꽃등을 걸어 온몸을 태우는
그 꽃이 오래도록
내 발길을 묶네
저만큼 하루해가
산너울 뚝뚝 떨구며
붉게도 지는 날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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