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과 詩 한 편

하루만의 위안-운여해변 노을

by 에디* 2015. 3. 10.

하루만의 위안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시방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들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날이 온다

그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날을 위하여 바쳐온 마지막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없이 헤어진 시방은 그 누구던가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운여해변의 노을 2015.3.7. 안면도

 

 

 

'사진과 詩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 닮은 꽃 민들레  (0) 2015.04.06
산수유  (0) 2015.04.03
동백꽃 지다  (0) 2015.02.27
정말 보기 좋은 것  (0) 2015.01.28
12월의 시  (0) 2015.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