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에서 왕유
어둠이 깃든 대숲에
홀로 앉아서
거문고 줄 튕기며
휘파람 부네
이 숲의 주민들은
알지 못하리
밝은 달이 찾아와서
비춰주고 있음을
당나라의 시인 왕유는 시뿐만 아니라 수묵 산수화를 잘 그려 남종문인화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소동파는 그의 시와 그림을 칭하여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속에 시가 있다"고 하였다.위 시도 수묵선(水墨線)의 담백과 여백의 미학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생략되고 대숲-거문고-밝은달만 있는 이 풍경은 그러나 주체와 세계 사이의 완전하고도 행복한 합일을 보여주므로 고적(孤寂)을 넘어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