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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대숲에서

by 에디* 2017. 2. 2.

 

대숲에서                                            왕유

 

어둠이 깃든 대숲에

홀로 앉아서

 

거문고 줄 튕기며

휘파람 부네

 

이 숲의 주민들은

알지 못하리

 

밝은 달이 찾아와서

비춰주고 있음을

 

당나라의 시인 왕유는 시뿐만 아니라 수묵 산수화를 잘 그려 남종문인화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소동파는 그의 시와 그림을 칭하여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속에 시가 있다"고 하였다.위 시도 수묵선(水墨線)의 담백과 여백의 미학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생략되고 대숲-거문고-밝은달만 있는 이 풍경은 그러나 주체와 세계 사이의 완전하고도 행복한 합일을 보여주므로 고적(孤寂)을 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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