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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

옥천 척화비

by 에디* 2017. 3. 9.

오늘은 어머님의 기일이어서 고향의 버스터미날에 내렸습니다,요즘은 대부분 승용차가 있고 시내버스도 쉴새없이 다니고 장거리는 KTX 이용하니 버스 타는 손님이 별로 없나봅니다 ,그래서 동서울터미날에서 옥천까지의 노선도 하루에 2번으로 운행회수가 줄었을 뿐 아니라 오늘 내가 타고 온 버스에도 단 3명만 타고 왔습니다, 28인승 우등고속버스인데 단 3명만 타고 왔으니 기사님에게 은근히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예년엔 어머님 기일에 고향에 오면...버스터미날 뒷편 언덕은 매화꽃으로 하얗게 뒤덮히고 산수유가 노랗게 피었었는데,올해는 아직 때가 이른 듯 꽃몽오리가 부풀지도 않았습니다<2017.3.8.옥천>

 

20대에 고향을 떠나와 69살이 되도록 한 번도 들여다 보지 않았던 대원군의 척화비를 보러 갑니다

버스터미날에서 약 5분만 걸으면  산밑에 이 척화비가 있습니다, 청소년기에는 이 비석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기에 오가며 흘깃 바라본 게 전부였습니다,물론 이렇게 돌계단으로 가꾸어 놓지도 않았고,경부선 철길 옆 산 밑에 서 있는 의미없는 돌비석이었지요

 

1866년 프랑스 함대가 조선을 침략한 병인양요와 1871년 미국의 통상을 요구하는 신미양요를 거치면서 이들을 물리친후 대원군은 쇄국을 더욱 다지고자 전국에 척화비를 세웠습니다,1800년대면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척화비는 많이 훼손되어 음각 글자마져 많이 마모 되었고 "賣國"이란 글자만은 뚜렸하게 보입니다

척화비의 내용은 "서양 오랑캐가 침범함에 싸우지않음은 화친하는 것이요,화친을 주장함은 나라를 팔아먹는 것이다"라는 의미의 12자를 큰글씨로 새겼고 그 옆에 "우리 만대 자손들에게 경고하노라,병인년에 짓고 신비년에 세운다,"라고 작은 글자로 새겼다.

1882년 임오군란으로 대원군이 청나라에 납치되자 일본공사의 요구로 모두 철거되었는데, 땅에 묻혀있던 것을 후에 이 곳에 세워졌다

 

60년대 금강 상류에 해당하는 이곳은 얼마나 물이 맑았던지...!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강물 아래, 모래밭에는 모래무지들이 무리지어 놀고, 기름챙이라고 불렀던 종개,구구리,메기,납자루...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지요, 뿐만아니라 징게미라고 부르던 새우와 가재와 게를 합쳐놓은 것 같은 큰 새우도 매우 많이 살았었는데...중요한 것은 70~80년대를 지나가면서 피라미를 제외한 다른 어종들이 이곳에서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옥천군 군서면으로 가는길...이길을 계속 가면 충남 금산군 추부면에 이르릅니다

맑은 물이 늘 철철 흘러 넘치던 이곳에서 어린시절 미역 감으면서 놀았었는데...왜 이리 수량이 줄어들고 잡초만 무성한지...?

 

대원군 척화비가 있는 뒷산은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식물2급인 미선나무 자생지입니다

미선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로 봄에 하얀개나리꽃처럼 꽃이 피는데 웬만한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이 곳이 가치 있는 점은 저절로 번식하여 너른 지역에 집단을 이루고 자라는 자생지라는 것입니다

 

척화비 건너편에는 이 고장의 별미로 알려진 "금강올갱이집"이 보입니다.

매년 가을에 산소의 벌초를 끝내고 형제들과 식사하러 여러번 들어가 본 식당입니다, 소문보다는 그다지 맛있는 것은 아니고요 ㅎ 아욱을 듬뿍 넣은 올갱이국이 뭐 그렇지 ...아마도 그 것은 제가 미끈미끈한 아욱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탓인지도 모릅니다

 

척화비 곁에는 잔디를 심고 공원을 조성해 놓았는데, 나무 벤치 뒤의 산이 무너져 내렸네요

축대를 쌓는 것은 아주 보기 싫겠고... 키 작은 나무를 심고 잘 가꾸면 좋을 것같이 보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해 산수유가 노랗게 피었던 어느날  그렇게 떠나셨습니다,

그래서 산수유가 피면 어머니가 생각나고 그립습니다,그 분이  안계신 지금 소용없는 일이지만,

제가 세상에서 가장 미안한 사람이 바로 제 어머니입니다

 

어린시절 이곳에는 경부선 철길이 지나던 곳으로 철교가 놓여있었습니다, 철부지 소년들이  기차가 지나가기 전에 "철교 건너기"로 서로 담이 크기를 자랑하며 놀던 조금 무서웠던 곳인데, 지금 보니 평범한 흔적으로 남았습니다,지금은 경부고속철이 터널로 지나가기 때문에 필요가 없어져 철길 터는 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개울가에 버려진 고기잡이용 어망....야..요즘도 이런 걸로 개울의 물고기를 잡는 모양이네요

저 어망 안에 떡밥이나 된장 등을 넣어서 물속에 넣어두면 물고기들은 들어갈 수는 있지만 나올 수는 없지요 ㅎ

 

옥천도 한우를 많이 사육하는 듯...대형식당이 있습니다

한우고기는 너무도 비싸서 함부로 먹을 수 없는 고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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