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낭화 김정호
떠난님 그리워 하다가
속살 툭하고 터져버렸네
서러워 고개 들지 못해
그렁그렁 맺힌 눈물
소리내 울지 못하고
고운 자태 흐트러질까
옷고름으로 눈물 훔치네
커다란 눈물주머니에
남몰래 밤 새워
퍼 담은 붉은 바다
꽃잎을 스치는
작은 바람에도 파르르 떠는
저 처절하도록 맑은 영혼
너를 가두지 못한 것은
나의 죄
그것은 내 사랑
수줍은 초록 바람도 비껴가는
목숨보다 진한
꽃을 본다
<사진 금낭화 2017.4.30. 물향기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