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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작약

by 에디* 2017. 5. 16.

 

작약                 홍희표

 

어금니로 껌을 씹듯
대낮에 시작하여
자정에 끝난
불붙는 당신의 성화
햇빛을 가르는
손거울을 흔드는
당신의 쨍쨍한 음성
녹슨 오장육부 위로
피를 적시고
식은땀을 흘리고
타오르는 등불을 끄고
안방에서 시작한
당신의 딸꾹질 같은 투정은
꽃밭까지 번져 가고
어금니로 껌을 씹듯
그런 모양으로
작약은 피어난다.

 

며칠 전 부터 눈여겨 보아둔 아파트 화단에 핀 작약에 오늘은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렇게 사진으로 담아와야만, 며칠 지나지 않아 칙칙한 모습으로 떨어질 작약꽃을 붙잡아 두기라도 하는 것처럼...

작약과 모란은 닮은 점이 많지만, 모란은 나무이고 작약은 풀이라는 점이 다르다..

즉, 모란은 다른 나무와 마찬가지로, 줄기가 땅 위에서 자라서 겨울에도 죽지 않고 남아 있지만,작약은 겨울이 되면

땅 위의 줄기는 말라 죽고 뿌리만 살아 이듬해 봄에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 나온다..<2017.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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